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 R&D 스토리 (feat. 유저)

2020년 04월 01일

성인용품, 섹스토이, 오나홀, 우머나이저, 새티스파이어, 할인, 이벤트, 사은품, 행사, 바이브레이터, 클리토리스, 자위, 도구, 삽입, 질 건조증, 바나나몰, 위니 마사지 롤러, 위니 마사지 롤러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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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던<함만,로(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요즘 말로는 별다줄-별걸다줄인다-이라고도 하던데…) 프로젝트의 1라운드가 무사히 끝이 났다. 내가 초기에 설정했던 유저와의 R&D 기간은 약 2주였었는데-유저들의 아이디어를 3d 모델링으로 구현하고 렌더링한 뒤 컨펌을 받고 확정하기까지의 기간- 지금와서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운 기간인 것 같기도 하다. 워킹데이로 치면 10 근무일 동안 7개 패턴을 3d 모델링과 렌더링,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면서 최종 패턴으로 확정시켰으니까… <함만,로> 프로젝트는 위와 같은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고, 이번 글에서는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그들과 함께 패턴 R&D를 진행했던 내용을 주로 다뤄보려고 한다. 자 그럼 이런 저런 우여곡절도 참 많았던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의 “유저 패턴 R&D 스토리”를 시작한다.


01. 왜 하는거야?

처음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겠다고 공지를 띄웠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말그대로 동종업계 관계자 혹은 주변 지인들의

  1. 대체 왜 사서 고생이냐
  2. 쉬운 길 놔두고 왜 돌아가냐
  3. 재밌네. 근데 그거 리소스 엄청 들어갈 것 같은데? 라는 조소 반 걱정 반의 반응

둘째. 프로젝트 당사자인 유저들의

  1. 아 내가 원하는 패턴을 오나홀로 만들어주는 이벤트에요?
  2. 오 이 기회에 내가 만들고 싶었던 거나 만들어야지 개꿀
  3. 와 우리랑 같이 새로운 패턴을 만들겠다고? 로마 대체 뭐하는데야?(이 반응은 거의 없었다…) 이런 반응이었는데,

이와 같이 상반되는 두 그룹에게서 “캔들 새 패턴을 일반인들이랑 같이 만들어서 출시할거라고? 대체 왜??” 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앵무새처럼 아래의 대답을 반복하곤 했다. “단순히 기업과 고객의 측면이 아닌 서로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제품을 함께 만들고 고쳐나간다면 분명 모두가 만족할 만한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라는 FM적인 대답도 했었고, “재미있잖아요. 좋아하는게 같은 사람들이랑 각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거, 정말 의미있지 않을까요?” 라는 낯 간지럽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답을 하기도 했었는데 두번째 대답을 할 때의 내 모습이 나는 더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재미있는 방식으로 완성시켜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으니까. 매번 디자인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신바람, 즉 신이 나서 하는 작업물들은 언제나 결과물도 매우 만족스럽게 나올 때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프로젝트 역시 신나서 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과 확신이 있었다.


02. 실제 유저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까지

이벤트 소식을 접한 정말 많은 유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전달해주었다. 뛰어나진 않지만 정성담긴 손그림을 보내주는 유저, 비교 제품들과 그림판으로 열심히 설명한 이미지를 보내주는 유저, 자기만의 방법으로 열심히 ppt 파일을 제작해서 보내주는 유저, 심지어 어플을 이용해서 부위와 깊이별 자극, 조임 까지 하나하나 설계해서 보내주는 유저까지. (유저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감동이었다.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머릿속의 아이디어들을 너무나도 열심히 표현해주었고, 그들의 정성을 꼭 만족할만한 3D 퀄리티로 구현해내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수많은 아이디어들 속에서도 우린 각각의 엣지있는 컨셉을 가진 7가지의 패턴 제안서를 선정했다.


03.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

(유저가 보내준 이미지, 스케치를 바탕으로 3D 작업을 진행했다.) 각각의 컨셉이 있는 패턴 제안을 받고 나니 그 다음 과정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3d 모델링은 원래 내 주특기이기도 하고 늘상 재미있어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유저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파악하고 ‘이 사람은 이 패턴으로 어떤걸 의도한걸까’ ‘어떻게 만들어야 이 사람이 만족하고, 또 좋아할까’ 등 혼자 머리를 싸매면서 진행한 3d 모델링은 그 나름대로 또 매력이 있었다. (내가 기존에 캔들 패턴을 설계하면서 포기했던 부분, 생각지 못했던 부분 등을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되어주기도 했었지…) 확실히 인사이트가 많은 유저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나 기분좋은 긴장감을 주는 것 같다. ‘이 정도면 됐지.’ 혹은 ‘이 정도면 나름 잘 아는 편이지.’ 라고 해이해졌던 정신상태를 다 잡을 수 있는 시간이랄까. (어찌됐건 반성의 시간이기도 하고 학습의 시간이기도 했다. 역시 이래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하나 보다. )


04. 각자의 사연과 아이디어가 담긴 7가지 패턴

그렇게 7가지의 패턴들이 완성되었고, 각각의 패턴은 지금부터 하나하나 짧은 소개와 함께 내가 만들면서 느꼈던 나름의 한줄 기대평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경도 표기 단위 : 퓨어 1 / 웨이브 2 / 버큠 3 / 트위스트 4 / 그랩 5 ) 1. 간지러움과 삽입이 아닌 삽입 후 빼낼 때의 자극에 초점을 맞춘 초심자용 홀 희망 경도 : 4 이 홀은 아이디어 제안부터가 특별했다. ppt로 어마어마한 제안서를 작성해주셨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네갈래 방향으로 자극하되 삽입할 때 보다 빼낼 때 더 자극적이었으면 좋겠다. 내부 돌기와 패턴은 디자인 요소를 좀 더 자체적으로 추가해줬으면 좋겠다.” 이었다. 컨셉 제안 사항을 토대로 전체적인 뼈대를 잡았고 기존의 웨이브와 버큠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기대평 : 진화한 웨이브와 버큠 패턴의 퓨전 2. 매우 자극적 겉모습인데 넣어보니 그 정도는 아닌데 사정감은 어어엄청 좋고 피스톤할때 인위적인 거슬림도 없는 궁극(?)의 컨셉 홀 희망 경도 : 1.5 이 패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아니 평생 기억에 남을지도… 섹스토이 디자이너가 되기 전부터 정말 많은 제품 디자인을 해왔었고 정말 많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왔었다. -그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 가장 까다롭고 가장 많은 수정사항을 거쳤던 모델링인 듯- 그만큼 제안자의 깊은 애정이 담긴 홀이다. 돌이켜보면 제안자 스스로가 오나홀에 대한 인사이트도 많고 자신의 주관도 확고했기에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대평 : 정말 사소한 부분 하나 하나, mm단위까지 집착해서 더 기대되는 홀 3. 진공홀 컨셉 + 7:3으로 소프트와 하드한 경도의 각기 다른 재질이 하나로 결합된 홀 희망 경도 : 1 & 5 / 2가지 재질 사용 이 컨셉은 새로운 시도여서 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2중 사출 구조 혹은 2 레이어 구조의 홀들은 내구성이 안좋다는 문제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이 샘플이 정말 자극이 확연히 뛰어날 수 있다면 내구성을 잡는 새로운 모험을 또 시작하게 될 것 같다. 기대평 : 샘플링을 통해 내구성을 잡을 수 있다면 Loma의 R&D적 성장 역시 기대되는 홀 4. 부드럽고 말랑한 돌기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자극을 전달하는 홀 희망 경도 : 0.5 ~ 1 이 홀은 개인적으로 동글동글한 치즈볼을 연상시켜서 너무 재밌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예시로 들어주셨던 폰데링? 이라고 불리우는 캐릭터 역시 너무 귀여웠기에 어떻게 하면 이 감성을 홀에 녹여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1차 작업물이 조금 더 귀여워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컨셉을 잘 구현한 것 같아서 만족스러운 패턴이다. 기대평 : 동그란 돌기들과 극소프트라는 경도가 만났을 때의 포근함이 기대되는 홀 5. 지압기같은 구조의 돌기들이 360도로 배치된 피라미드형 홀 희망 경도 : 3 이 컨셉은 처음 제안서를 잊을 수가 없다. 그림판을 이용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어릴적 사용했다고 하는 할아버지의 지압기를 옆에 첨부 이미지로 첨부해주셨는데, 그 지압기가 그렇게 자극(?)이 좋았다고 했다. 포인트 키워드는 피라미드 / 상어 이빨 / 지압기 3개였는데, 어떻게 하면 그 형태를 오나홀과 어울리게 녹여낼지 고민하는데에 시간을 많이 쏟았던 디자인이다. 기대평 : 어릴적 좋은 기억이라고 말하던 지압기 딸의 느낌이 얼마나 재현됐을까 기대되는 홀 6. 소프트 타입의 홀도 충분히 큰 기믹을 가질 수 있다! 홀 희망 경도 : 1 이 디자인은 제안자분의 의지가 확고하셨다. 왜 소프트 타입의 홀들은 대부분 돌기가 작은건가요? 왜 그런 기믹은 없어요? 라는 Why에서 시작한 디자인이기에 의도를 더 쉽게 파악하고 재미있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큰 컨셉으로 삽입할 때와 뺄 때 두번 다 색다른 자극을 느낄 수 있도록 삼각형 기믹을 각각 반대방향으로 위치시켰고, 중간에 잡아주는 기믹을 통해 플레이 시의 긴장이 늦춰지지 않도록 의도했다. 기대평 : 생각지도 못했던 Why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해준 홀, 소프트 경도 + 큰 기믹의 자극이 기대되는 홀 7. 3연속 돌파 컨셉에,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돌기 자극 홀 희망 경도 : 5

이 홀은 기본적인 컨셉과 손스케치만을 전달해주셨다. 그래서인지 좀 더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진행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3연속으로 좁아지는 컨셉과 기존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신 홀을 레퍼런스로 전달해주셨고 그 홀의 장점을 업그레이드하고 개인적으로 이런 점이 더 보완되면 좋겠다 싶은 요소들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 홀의 컨셉과 디자인을 접한 유저들이 남겼던 공통적인 반응이 있는데… “이 패턴에 하드한 경도라면…와 이거 완전 ㄱㅊ 절단기겠는데?!” 기대평 : 저런 어마어마한 패턴이 하드한 경도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ㄱㅊ절단기 빠워!!!


05. 주옥(주옷x)같은 패턴들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수많은 유저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각자의 사연과 각자의 컨셉이 담긴 정말 각양각색의 패턴들이 완성될 수 있었다. 모든 오나홀은 소위 말하는 “넣어보기 전엔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패턴이 복잡해보이든 허접해보이든 실제로 넣어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모른다는 것인데, 캔들을 개발하면서 몇 십개의 패턴 샘플을 제작하고 몇 백개의 샘플 제품을 폐기해봤더니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이 느껴진다고 자부하는데, 이번 패턴들은 진짜 하나하나 주옥(욕 아님.)같은, 버릴 것 하나없는 패턴들인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된다. 무엇하나 기대되지 않는 패턴이 없다. -이건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3D 모델링 완료 후, 샘플링 작업 진행 중인 최종 7가지 패턴) 7가지 최종 샘플들은 현재 공장 측에 3d 파일이 전달된 후 패턴봉 제작을 위한 샘플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지금부터 약 2~3주의 기간이 더 소요되어야 실물을 받아보고 위에서 말한 넣어(?)보는 검증을 할 수 있겠지만 최종 샘플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설레고 가슴이 뛰는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 이 자리를 빌어 이번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 이벤트에 참여하고 몇 십 일간 함께 고민하고 개발을 진행해 준 모든 유저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내가 그들과 함께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며 느꼈던 함께함의 감정을 그들도 충분히 공감했기를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아마 다음 글은 실제 샘플 수령기 혹은 7인의 아이디어 제안자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 진행기 정도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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