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과 함께 제작하기로 마음먹고 진행했던<함만,로(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 프로젝트가 길고 긴 시간 끝에 드디어 샘플링이 끝나고 유저들의 품에 배송이 완료되었다.

<함만,로> 프로젝트의 유저 아이디어 기반 진행 스토리는 이전 글에서 다뤘으니, 이번 글에서는 유저들의 3D 패턴들이 어떻게 구현되고 또 어떻게 생산되는지 시제품 생산 프로세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자, 그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 샘플 제작기를 시작한다.

 

 

쓰기만 많이 써봤지, 그거 대체 어떻게 만드는거에요?

 

우리가 아이디어를 받은 유저들은 대부분 오나홀 사용 경험에 있어서 꽤 긴 경력(?)과 꽤 많은 제품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유저들 역시 하나같이 내게 이렇게 물어왔다.

“아니 근데 3D로 내 아이디어를 만든건 잘 알겠는데, 대체 이걸 어떻게 오나홀로 만든다는거에요?”

 

 

 

01. 3D파일의 실물화

 

우선 3D 모델링 작업 후 유저들에게 컨펌(?)아닌 컨펌을 받고, OK 사인이 떨어지면 중국 공장과 조율 작업을 시작하는데, 이 때 모든 패턴봉이 처음 3D 형태 그대로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패턴봉을 제작하기 위해서 첫번째 단계로 3D 모델링 작업한 패턴봉 파일을 실물화 시키기 위해 3D 프린팅을 거치게 되는데, -이 3D 프린팅 출력물은 황동봉의 본을 뜨기 위한 밑재료로 사용된다.-

완성된 3D 프린팅 출력물

위의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현장에서 제조 과정상의 애로사항 혹은 최소 벽 두께, 너무 날카로운 부분 등 여러가지 공정의 이유로 컨셉이 조금씩 변경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물론 패턴이 표현하고자 하는 뚜렷한 컨셉이 있다면 이 과정에서 역시 시간과 돈을 들여 절대 타협하지 않고 진행은 가능하다.

– 물론 그만큼의 투자 대비 가치가 있을 것(ROI)이라는 가정이 뒷받침된다면.. –

 

 

02. 3D프린팅은 시작일 뿐

 

이렇게 일련의 수정 과정을 거치고 나면 3D 프린팅 봉을 이용해서 황동봉의 본을 뜨게 된다.

3D 프린팅 봉을 베이스로 주물틀의 본을 뜨고 그 주물틀에 쇳물(황동을 녹인)을 부어 굳히면 비로소 실물 패턴봉이 완성된다.

 

이렇게 황동 봉이 완성되었다고 모든 과정이 끝이 나는 것은 아니다.

위의 이미지에 있는 황동봉의 경우 날카로운 부분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오나홀로 제작시에 내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크랙을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이 황동봉에 마무리 작업을 추가로 거치게 되면 비로소 최종 패턴봉이 완성되게 된다.

 

완성된 최종 패턴봉

이렇게 패턴봉이 완성되면 비로소 캔들을 만들기 위한 전체 과정에서 약 50% 정도가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03. 재료 색상 및 경도 조율

패턴봉이 완성되었다면 대충 붕어빵에 넣을 팥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준비할 건 TPE(오나홀의 기본 소재가 되는 엘라스토머 특성을 가진 재료이다.)의 색상과 경도 조율 단계인데, 이 과정은 말 그대로 붕어빵 반죽의 질고 퍽퍽한 정도, 반죽의 색상 등이 결정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로마 캔들이 정식 개발될 때의 프로세스는 우선 경도와 퀄리티를 맞추고 마지막에 색상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번건은 대량 생산이 아닌 소량 테스트를 위한 샘플이었기에 퀄리티 조율은 추후로 미뤄두고 색상 조율이 먼저 진행되었다.

 

 

색상은 이렇듯 현지 공장의 색상 조율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물론 대량 생산 때는 컴퓨터와 혼합기를 이용해서 정확한 배합으로 진행한다.)

이번 샘플은 눈대중으로 진행했음에도 사전에 전달한 팬톤 컬러칩의 색상을 기준으로 매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역시 반복 트레이닝의 힘인것인가….)

이렇게 선정된 색상과 일전에 정해놓은 로마 캔들 배합비를 이용하여 샘플이 제작되었다. (배합비는 대외비인건 안비밀)

 

 

기존의 로마 캔들 경도를 기준으로 제작된 샘플들의 경도

 

 

04. 캔들 금형에 TPE 붓기

 

이 과정까지 왔다면 생산에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제작해놓은 캔들 금형에 위의 과정에서 배합한 TPE를 붓고 그대로 식혀주기만 하면 되는데, 담당자의 뒷이야기로는 기계를 이용한 대량 생산에 비해서 수작업으로 하나 하나 제작하는 샘플 작업은 확실히 시간이 훨씬 오래걸렸다고 한다.

 

 

 

05. 드디어 샘플 실물 영접

 

길고 길었던 시간이었다. 처음 <함만,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거의 2-3달이 걸렸는데, 물론 코로나와 통관 등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다고 치더라도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중국 현지 담당자 역시 “아니, 소량 생산하면서 색상은 색상별로 다 다르고 경도는 또 경도별로 다 다른게 말이 되냐. 너희 회사 테스트를 위한거라고 말 안했다면 절대 안해줬을 작업이다.” 라고 말할만큼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였기도 했고.

-이 자리를 빌어 항상 제가 귀찮게해도 최대한 다 맞춰주고 해결해주시는 저희 담당자 Dino님에게 감사드립니다. “hen xiexie ni”-

 

그렇게 수령한 샘플들은 매일 매일 <함만,로> 샘플 수령만을 기다리던 유저들을 위해서 그날 바로 우체국에 배송 접수를 진행했다.

정말 다행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1차 테스터 전원이 샘플을 수령했다고 한다. -휴.. 다행쓰-

 

 

 

그래서 앞으로 일정은요?

 

이전 글과 이번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수많은 유저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각자의 사연과 각자의 컨셉이 담긴 정말 각양각색의 캔들 샘플들이 완성될 수 있었다.

모든 오나홀은 소위 말하는 “넣어보기 전엔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 아직 어떤 패턴 2가지가 최종 패턴으로 선정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상위 2가지 패턴을 일반 유저들에게 테스트 제품으로 배포할 예정-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은 앞으로 아래와 같은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주 쯤이면 일반 유저들에게 배포될 패턴의 윤곽이 나올 것이고, 테스트에서 나온 피드백을 바탕으로 패턴의 완성도를 가다듬어서 생산한 뒤 최종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최종 테스트에서 우리의 기준을 충족하는 만족도 점수가 나온다면 바로 출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고!

 

 

 

끝맺음

 

<함께 만들어요, 로마 캔들>이라는 프로젝트가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만들고 싶었던 오나홀을 만들어야지 혹은 와 세상에 없는 나만의 오나홀 이 정도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누군가는 정말 “참여감”이라는 감정을 꼭 느꼈길 바라고 싶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에 있어서 단순히 해당 기업이 일방적으로 찍어낸 제품이 아닌, 그들과 양방향으로 함께 소통하며 완성시키고 또 완성해나갈 제품, 그리고 브랜드라고.

 

Editor : Product Designer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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